MCW 꽁머니 유저들의 오랜 요구에 응답하듯, ‘어쌔신 크리드: 환영’은 시리즈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과감히 덜어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사람의 감정뿐만이 아니다. 되돌릴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배경 무대의 전환이다. 기존의 신화 3부작에서 우리는 야생 동물들과 광활한 자연 속에서 전투를 벌였지만, ‘환영’에서는 중세 이슬람 문명의 중심지였던 바그다드로 돌아왔다. 게임 플레이의 90%가량이 이 도시 안에서 이루어지며, 평평한 지붕을 넘나들고, 로프를 이용해 골목을 가로지르며, 고저차를 활용해 병사들을 따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MCW 꽁머니 유저에 따르면, 때로는 도시 곳곳에 솟아 있는 고층 탑에 올라가 바그다드의 아름다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역사적 고증 또한 철저해 탐험 도중에는 당대 아랍 세계의 인문 환경, 세금 제도, 법률 정책 등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설령 이 게임을 단순히 중세 아랍 문명 체험 시뮬레이터로 여긴다 해도, 기본 티켓 값의 30% 이상은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의 레벨 개념이 완전히 사라졌다. 장비는 검, 단검, 의상 3가지 슬롯만 존재하며, 맵 곳곳에 흩어진 장비 상자에서 희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게임 전개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 주인공의 암살용 암완도 앞에서는 모든 적이 평등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결국 원점으로의 회귀가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환영’은 암살과 잠입이라는 본질로 되돌아가 게임 본연의 재미를 되살렸다. 이번 작품의 핵심 재미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암살 루트를 설계해 경비를 하나하나 제거하고, 적을 단 한 방에 제거하는 짜릿함에 있다.
무기보다 더 중요한 건 기술과 도구다. 게임에는 총 세 개의 스킬 트리가 있으며, 각각 암살 능력, 도구 활용, 정찰 능력을 강화해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집중 암살’ 기술이다. 시야 내 적을 최대 4명까지 동시에 제거할 수 있고, 암살만으로 집중 게이지가 회복되기 때문에 단일 적일 때는 보충하고, 다수 적일 때는 한 번에 제압하는 식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5종의 소모성 도구들이 암살 작전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도구들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본적으로 수량 증가, 사거리 증가 같은 기능을 획득하며, 고레벨이 되면 적을 중독시키거나 광란 상태로 만들거나, 기억을 상실하게 만드는 등 다양한 전략적 기능을 제공한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도구의 기능이 해금되어, 플레이는 더욱 다채로워진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스킬과 도구의 성장 시스템이 맵 전체를 뒤지는 부담 없이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메인 퀘스트만 차근차근 진행해도 자연스럽게 재료 상자를 얻게 되며, 스킬과 도구는 대부분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완전한 수집을 추구하지 않는 한, MCW 꽁머니 유저는 굳이 사이드 퀘스트나 지도 구석구석을 탐색할 필요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서야 한다는 말처럼, ‘환영’은 메인 스토리도 군더더기 없이 탄탄하다. 리듬감 있는 수사 임무들이 이어지며, 플레이어는 비밀 조직 ‘고대 질서의 수호자’의 일원을 추적하고, 그의 정체와 성향, 은신처를 파악해 최종적으로 암살하는 구조다.